사진에는 앙상한 가지만 있는것이 겨울, 초봄과도 같습니다. 맞습니다. 불로오리는 예전에 포스팅하려고 사진을 찍어두었는데, 그때는 식사용 오리불고기만 먹어서 다음에 양념 주물럭이나 오리 누룽지탕을 먹게되면 포스팅 하려고 했는데 드디어 오늘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불로오리는 주차장이 넓어서 자차로 오기도 편하고 불로동 사거리에서 걸어서 5분거리라 가깝기도 하지요.
양념주물럭이 땡겼지만 반장님을 위해서 오늘은 한방 옻오리누룽지탕을 주문하였습니다. 맛이 보장된 곳이라 한방이 어떨지 궁금해집니다. 주문을 하니 사장님께서 40분이 걸린다고 하시네요. 그러니 불로오리에 가실 분들은 미리 전화를 해서 예약을 잡고 요리를 먼저 시키는것이 시간을 아끼는 방법입니다.
슬슬 한방 옻오리누룽지탕이 나올 때가되니 밑찬이 먼저 나왔습니다. 김치, 짱아치, 깍두기, 마늘 상추 등등 모두 신선하고 깔끔한 것이 제 마음에 듭니다. 상추는 오리불고기 1인분을 시켜서 나온 것입니다. 음료수 한잔하고 있으니 오늘의 메인요리가 나왔네요.
커다란 자기냄비에 오리가 바닥에 쫙 깔려있습니다. 오리 다리가 4개 나온것을보니 중간사이즈 오리 두마리를 넣어주신것 같아요. 실제로 작아보이지만 두명이서 다 먹을 수 없을 만큼의 양입니다. 두명이서 나중에 누룽지탕을 다 못먹을 정도였으니 대충 양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가실 겁니다. 한방 옻오리누룽지탕은 약불에 가열하면서 먹어야하는데 정말 뜨겁습니다. 여러분들도 조심하면서 드셔야합니다.
우선 다리를 하나 뜯어서 사진 촬영을 해보았습니다. 오리를 압력솥에 푹~ 쪄서 뼈가 국물을 많이 먹었고 오리 살결이 한줄 한줄 갈라진 것이 보입니다. 한약재가 잘 베여서 은은한 향이나면서 고기는 부드럽고 아주 담백합니다. 이 맛에 백숙과 누룽지탕을 먹는데 햇살 포근한 주말 점심이라 더더욱 잘 어울리는 한상차림입니다.
정신 없이 오리를 먹었습니다. 가슴살은 잘게 찢어서 다시 탕에 넣었습니다. 이제는 누룽지탕을 해먹을 차례인데 개인적으로 백숙을 먹을때에 이렇게 고기를 다 먹은 후 찹쌀을 넣는것을 싫어합니다. 제가 나고자란 곳에서는 압력솥에 닭이나 오리와 함께 찹쌀을 같이 넣어서 푹찌기 때문에 국물 속 찹쌀이 마치 스프같이 부드럽고, 국물이 찹쌀로 인해 입에 달라붙은 느낌이 듭니다. 어쨌든 여기는 제 홈그라운드가 아니니 주시는데로 먹어야 합니다.
커다란 해물파전 같은 누룽지를 냄비에 넣으니 딱 들어갑니다. 누룽지의 양이 많아서 남은 국물과 적당히 매칭이 될 것 같은데, 누룽지의 탄내로 인해서 한방의 맛이 해치지 않을까 내심 궁금해졌는데 그럴 필요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시너지 효과가 발생해서 한방의 맛에 구수함이 더해졌습니다. 정말 맛있었습니다. 더 먹고 싶었지만 퇴원하신 사모님을 생각해서 나머지는 포장해서 드렸습니다.
적당히 먹을쯤 시켰던 1인분의 식사용 오리불고기도 반장님께 맛보여 드리고 싶었습니다. 왜냐하면 불로오리의 메인은 어쩌면 이 오리불고기가 아닌가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단짠한 맛에 국물도 작작해서 밥에 비벼먹기도 좋고 오리불고기 식감도 너무 좋습니다. 혼자 오셔도 부담없는 가격에 드실 수 있으니 한번 오셔서 오리불고기를 드시는것 추천 해드립니다.
오리불고기의 접사입니다. 1인분의 작은 뚝배기라고 양이 작지가 않아요. 적당하면서 밥과 상추와 충분히 포만감 있게 드실 수 있는 양이라고 생각됩니다. 포스팅을 하는 지금도 먹고 싶어지네요. 오늘 정말 제대로 먹은 기분좋은 하루입니다.
장장 몇 달에 걸쳐 포스팅이 될지, 않될지도 모르는 이 글을 포스팅 하고나니 숙제를 끝낸 홀가분한 기분도 드네요. 지금까지 먹었던 오리 중에는 유황오리 진흙구이가 최고인데, 이렇게 음식 솜씨가 좋은 곳에서 한방으로 먹어도 괜찮은 맛입니다. 오셔도 실패없는 집이라 생각되고 불로오리 추천합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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