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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아구찜 아구찜 |
오랜만에 블로그 포스팅을 합니다. 한동안 직장다니랴 사업준비하랴 동분서주 참 많이 바쁜 나날이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씻을때면 머리카락이 많이 빠지는 것이 신경을 많이 쓴 것 같네요. ㅠ 스스로에게 즐거운(?) 스트레스를 주면서 한동안 술을 찾았던게 아니었나 생각해봅니다. 근데 소주 앞에서 모두 핑계겠죠?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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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불로동 웬아구찜 |
요즘 혼술로 자주 찾는 가게인 웬아구찜. 가게의 위치며, 맛이며, 사장님이며 참 엉뚱하다 싶을 정도로 실로 어처구니가 없는 식당입니다. 그러다 너무 궁금해서 사장님과 긴 대화를 해보며 장사와 사업의 깊이, 그리고 무엇이 남는 것인지 많은 고찰을 하게 만드는 배움의 장이 되어버렸네요. 무엇보다 맛을 그림 그리듯 요리해 주시는 아름다움에 포스팅을 하게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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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아구찜 식당내부 |
식당은 참 단순하고 약간 촌스럽습니다. 그런데 자주 가다보니 문뜩 이 촌스러움이 단순함이 아닌 여백의 미로 가득채워져 있다는 사실에 살짝 소름이 돋았습니다. 테이블 7개의 작은 식당이지만, 천정을 벽채와 매칭시켜 아이보리색으로 도색 하였으면서 벽채는 원목 그데로 두었습니다. 왜 도색을 안했냐고 여쭤보니 이 지역은 노포가 없어 그렇게 만들고 싶으셨다고 하시네요. 개업한지 얼마안된 가게지만, 사장님이 보통분이 아니신게 전부 계산 된 인테리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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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아구찜 메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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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구찜 메뉴는 생각외로 다양한 듯 보이지만 단순합니다. 찜, 탕, 볶음. 남녀노소 잘 나가는 메뉴는 아구찜인데 어르신들께서는 연포탕을 많이 찾으신다네요. 낚지 가격이 오른탓에 연포탕 가격은 올랐으니 참고하셔요. 오늘도 즐겨먹는 아구찜을 시켜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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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아구찜 밑찬 |
밑찬이 나왔습니다. 혼술하러 왔는데 이렇게나 많이 담아주십니다. 왜 이렇게 많이 주시냐고 여쭤보니 손님이 한명이든, 두명이든 다 똑같은 손님이라며 똑같이 대우해야 한다고 하시네요. 여러분들도 남기시면 안됩니다. 배가 터지기 직전까지 저는 최대한 먹는데 한 두번도 아니고 제발 조금만 주세요. 대식가가 아니라 적당히 먹는 사람들이 대부분인데, 손이 크신 사장님이 한편으로는 무섭습니다. 그래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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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과 계란 |
아구찜을 기다리면서 국과 계란후라이를 내어주셨습니다. 국물은 여러가지 식재료들로 육수를 내었는데 깊고 감칠맛이 납니다. 사장님만의 비법이라 자세히 여쭤보지는 않았지만, 아무래도 예전부터 맛을 깊이있게 드셨던 것 같습니다. 몇 번을 방문해도 같은 베이스의 국물이지만, 내어주셨던 콩나물국, 시레기국, 미역국 등이 모두 깊은 맛이 납니다. 그리고 메인 요리가 나오기 전 감자전을 내어주시는데 감자를 싫어하는 저에게는 계란후라이를 주십니다. 그것도 3개씩이나; 이제부터 식고문의 시작입니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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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아구찜 아구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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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출한 배가 부를즘 아구찜이 나왔습니다. 콩나물과 미나리, 해산물들을 즉석에서 불향이 나도록 지지고 볶고 삶아서 향기가 참 좋습니다. 요즘 보기 힘든 미더덕, 만득이가 가득 들어있는게 개인적으로 마음에 듭니다. 사진에는 빠졌지만 오소리감투도 넣어주시는데 잡내를 제거하고 고명처럼 올려주십니다. 역시 손이 크셔서 큼지막하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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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더덕, 아구찜, 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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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득이는 알차고 아주 뜨겁지가 않아서 바로 씹으셔도 됩니다. 즉석에서 조리 된 만득이는 입 천장이 델 정도가 정상인데, 요리하면서 만득이를 넣는 타이밍도 계산한 듯 합니다. 아구는 중국산, 베트남산이 아닌 미국산을 사용하셨는데, 사실 국내산은 너무 비싸고 그 다음으로 좋은 재료가 미국산인데 대부분의 재료들을 국산을 사용하면서 미국산 아구까지 사용하니 몇 번이나 남는게 있냐고 여쭤봤습니다. 알 수가 없습니다. 이 사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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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아구찜 전투 중 |
취기가 돌아서 사진 한장 찍었습니다. 정말 많이 먹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음식들이 가득합니다. 단골이 되다보니 특권이 아닌지 스스로 의심되었지만, 사장님이 요리를 하시고 주변을 살피시는게 손님 한분 한분 모두 똑같이 대하시네요. 참 멋진 사장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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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아구찜 제육볶음 |
배는 부른데 잘나가는 메뉴라며 맛 보시라고 제육볶음을 또 내어주십니다. ㅠ 역시 맛있었지만 한편으로는 무서운 식당입니다. 정말 배 터져라 먹었습니다. 글을 적다보니 모든게 칭찬이네요. 잘되는 가게는 다 이유가 있는것 같아요. 인색하지 않고 푸짐하게 배품과 나눔을 먼저 실천하시는 것이 진정 고수가 아닌지. 그래서 매번 두 병씩 먹게 되는데 맛있게 먹고 몸이 축나고 있는 요즘입니다. ㅠ 2호점이 벌써 생겨서 기쁨 반 걱정 반을 하시는 사장님을 보면 저도 모르게 기분 좋아집니다.
끝으로 사장님과 대화하면서 장사와 사업에 대한 깊이를 배우고, 사업을 준비하는 제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진 요즘입니다. 돌이켜보면 사업을 준비하며 그동안 했던 행동들이 자신이 아닌 자만이였던건지 약간 의기소침해지고 겸손해진 요즘입니다. 많이 배웠습니다. 무섭고 눈웃음이 참 예쁘신 마음 따뜻한 사장님의 웬아구찜 오래도록 보고 싶네요. 사장님도,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들도 건강 잘 챙기시고 좋은 하루 보내셔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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